캐릭터·골드바·주류 마케팅…NFT 아이디어 별처럼 쏟아진다

입력 2022-03-14 15:15   수정 2022-03-14 15:16

대체불가능토큰(NFT) 적용 분야가 게임이나 예술품을 넘어 전통주, 배달상품 캐릭터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새로운 투자 가치를 추구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NFT 구매하고 전통주 제작
블록체인 스타트업 주크박스는 증류주를 생산하는 경북 문경 오미나라 양조장과 손잡고 ‘고운달 마스터 블렌디드 에디션 NFT’를 발행한다고 최근 밝혔다. ‘고운달’은 국내 유일의 위스키 마스터 블렌더인 이종기 명인 작품으로, 오미자를 기반으로 만드는 증류주다. 주크박스는 이를 NFT로 재탄생시켜 이달 25일부터 27일까지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량은 총 2000개다. 주크박스는 NFT 소유자에게 한정판 전통주 제작 참여, 참여자 이름의 숙성 오크통 및 제품 병 각인, 온라인 시음회 초대 등의 특전을 부여한다. 술 소유권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만드는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다. NFT 판매금은 실제 술 개발과 제작,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된다.

주크박스는 술을 뜻하는 한자 ‘주(酒)’에 블록체인을 뜻하는 ‘크립토’를 합성해 탄생한 사명이다. KAIST 출신으로 스타트업 엑셀레러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사를 지낸 이동헌 대표가 올해 창업했다. 이 대표는 “현실에 존재하는 술과 사이버 세상에 존재하는 NFT가 융합하면 큰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며 “NFT로 지역 산업, 전통 산업의 활로를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해외에서는 술을 이용한 NFT 발행이 봇물을 이뤘다. 지난해 유명 위스키 브랜드 ‘글렌피딕’은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를 15개 한정 NFT로 발행했다. 고급 위스키 대명사 ‘맥켈란’의 1991년산 위스키통 NFT는 지난해 익명의 구매자에게 230만달러(약 28억4000만원)에 팔렸다.
치킨 캐릭터들의 ‘NFT 경쟁’
NFT는 치킨 쿠폰과 같은 실속형 상품으로도 발행된다. 지난달 BHC치킨은 KB국민카드와 쿠폰형 NFT를 발행했다. BHC치킨은 치즈볼처럼 생긴 자사 캐릭터 ‘뿌찌’를 활용해 한정판 NFT를 발행하고, KB국민카드 자산관리 앱 사용자에게 치킨 할인 상품권과 함께 배포했다. BHC치킨 측은 “사용 후 버려지던 기존 쿠폰 개념을 탈피해 지속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쿠폰형 NFT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에도 NFT 소유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제너시스BBQ그룹의 치킨 브랜드 BBQ 역시 NFT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닭 모양의 자사 캐릭터 ‘치빡이’ 이미지를 활용해 총 1만 개의 한정 NFT를 발행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진행된 이벤트로, 목에 메달을 건 캐릭터 이미지들이 NFT로 꾸며졌다. 치빡이 NFT에는 치킨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추가될 전망이다.
‘착한 기부’ 증명하는 NFT
기부 증서와 같은 이색 NFT도 있다. 기부 이력을 투명하게 증명할 수 있는 NFT의 특성을 활용한 것이다. 지난해 창업한 귀금속 NFT 스타트업 링은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기부 인증 한정판 NFT 골드바를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링의 NFT 플랫폼 토큰주얼리에서 구현된 NFT 골드바는 실물 골드바로 교환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을 NFT로 발급한다. NFT 골드바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금은 최소 비용을 제외하고 개당 2만1000원으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기부된다. 구매자의 NFT에는 기부자 이름이 나열된 데이터, 우크라이나 대사관 기부 전용 계좌로 입금된 영수증이 포함돼 있다.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 기브어클락은 기부 활동에 참여한 이들에게 NFT를 지급한다. 기부 금액과 횟수 등을 조합해 등수를 매겨 선정한다. 해당 플랫폼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추진하는 블록체인 확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대형 기부단체 중심의 기부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된 서비스다. NFT 기부 배지 등을 통해 기부 문화 확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패럴림픽에 출전한 양궁, 휠체어농구 등 14개 종목에 대한 디지털 카드를 NFT로 발급했다. 제작에는 NFT 스타트업 도어랩스가 함께했다. 패럴림픽 NFT는 선수의 사진과 종목 등이 카드 형태로 담겼다. NFT 수익금은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돌아가며, 구매자는 디지털 카드를 기부 증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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